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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살신성인' 교사·승무원 여수출신…"무사생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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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여객선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학생들을 살린 '살신성인'을 실천하고 실종된 승선원 2명이 전남 여수 출신의 교사와 승무원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4일 여수시에 따르면 세월호에 타고 있던 양대홍(46) 사무장은 여수공고를 졸업하고 해운사에 입사했으며 지난 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 남아 승객들을 구조하다 실종됐다.

양 사무장은 여수시 국동에서 살다가 1990년 가족과 함께 인천에 터를 잡았으며 4년 전부터 청해진해운에서 근무했다.

특히 양 사무장은 침몰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가족과 짧은 전화 통화를 마치고 승객 구조에 뛰어들었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무장은 당시 아내와의 통화에서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다. 통장에 모아둔 돈을 큰아이 등록금으로 사용하라"며 "길게 통화하지 못한다.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한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이 같은 양 사무장의 살신성인은 승객들에게 탈출 명령도 내리지 않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을 비롯한 선박직 선원들의 행태와 비교되면서 슬픔 속에서도 감동을 안겼다.

또 여수 출신으로 단원고 2학년 5반 담임인 이해봉(32) 교사도 학생들을 구조하느라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구조된 학생들은 이 교사가 난간 등에 매달린 학생들을 도와 탈출시켰지만 갑자기 배가 기울면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배에서 탈출하라고 목이 터지라고 소리를 지르며 탈출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여수동초등학교, 충덕중학교, 여천고등학교를 거쳐 원광대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사로 임용됐다.

학교에는 이 교사의 무사생환을 고대하는 학생들의 쪽지가 곳곳에 나붙었지만 간절한 열망에도 반가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여수에 사는 이 교사의 어머니 서모씨와 지인들은 두 손 모아 살아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바라고 있다.

여수시의 한 관계자는 "선장이 대피명령도 내리지 않은 채 배를 버리고 달아난 상황에서 이들의 살신성인 구조 활동이 없었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여수 시민은 의로운 행동을 한 이들이 제발 살아오기를 간절하게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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