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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세월호 복원성 결함’ 승무원들 알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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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장 등 항해사에 자주 주의 줘

‘구조변경 탓 문제, 조타 조금씩’

항해사 “5도변침에 선체 기울어”


세월호 사고 당시 조타실을 지휘한 3등항해사 박아무개(26·여·구속)씨가 사고 직후 “선장과 기관장이 사고 전부터 ‘배의 복원력(선체가 기울었을 때 균형을 되찾는 능력)에 문제가 있으니 타(조타기)를 쓸 때 조금씩 쓰라’고 말해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배에 구조적 결함이 있음을 알고도 선사와 선장 등이 이를 무시하고 운항해온 정황이 뚜렷해졌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조사하는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3일 박씨가 지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해 이런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톡 내용과 승무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선장과 기관장 등은 항해사들에게 ‘우리 배는 구조 변경으로 복원성이 안 좋아졌다. 한번 기울어지면 올라오기 힘들 수도 있다’며 자주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본부는 박씨가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선회가 이뤄진 변침 지점이 다가오자 조타기를 5도씩 두 번에 나눠 방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갑자기 선체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고, 이에 조타기를 반대로 돌렸지만 조타기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진술도 받아냈다. 이와 관련해 구속자들을 접견한 강정민 변호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박씨 등이 오른쪽으로 5도씩 나눠 변침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10도를 변침해야 하는 지점에서) 2단계 변침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 직후 배가 기울자 조타수가 본능적으로 조타기를 왼쪽으로 15도 정도 거꾸로 돌렸지만, 세월호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왼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는 게 승무원들의 진술이라고 전했다.

세월호는 지난해 개조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기존 11.27m에서 11.78m로 높아지며 복원력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승무원들의 진술은 이런 상황을 평소에 알면서도 인천~제주를 매주 3차례씩 운항해왔다는 얘기가 된다.

수사본부는 또 박씨가 선장 이준석(69·구속)씨에게 ‘승객들에게 어떻게 방송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이씨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이재욱 노현웅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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