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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3년여 만에 일본 찾은 오바마 고급 초밥집서 아베와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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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美日 정상회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 저녁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 2박3일 일정의 국빈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후 일본 방문은 2009년 11월, 2010년 11월 이후 세 번째다. 미국 현직 대통령의 국빈자격 방일은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49분께 공항에 도착한 직후 캐롤라인 케네디 주일 미 대사와 가볍게 포옹하는 등 인사를 나눈 뒤 의전 차량을 이용, 주일 미 대사관 옆에 있는 숙소 오쿠라호텔에 도착, 여정을 풀었다. 이어 긴자의 고급 초밥집 '스키야바시지로'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만찬을 가졌다. 미국 감독 데이비드 겔브의 영화 '스시장인; 지로의 꿈'의 주인공인 오노 지로가 운영하는 곳으로 메뉴는 최저 3만엔(30만여원)에 달한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최고평점인 별 세개를 받았다.

이날 만찬은 케네디 주일 미 대사,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 일본대사,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이 동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1박2일 일정으로 일본 방문을 예정했으나,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의 초밥 만찬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부인 미셸 여사를 동행하지 않고, 국빈들이 묵는 영빈관이 아닌 시내 오쿠라호텔을 숙소로 정하는 등 조촐한 행보를 보여 일본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만찬마저 거절할 경우 아시아 중시 자세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 만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에서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하는 초밥을 함께 즐기며 일본의 식(食)문화를 소개하는 등 친밀함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식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평생 먹은 초밥 중 가장 맛있었다고 말했다"며 "내일 미일동맹이 공고하다는 것을 세계에 전할 수 있는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근처 도쿄타워는 미국의 성조기 색과 같은 조명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하루 직전인 22일부터 폭탄테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도쿄역, 신주쿠역, 오테마치역 등 주요 역의 물품 보관소 및 자동판매기 사용을 중단하고 역내부와 주변의 휴지통을 모두 치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왕궁 방문 등 공식 일정과 별도로 메이지신궁과 일본과학미래관을 방문한다. 왕궁에서는일왕 주최 만찬이 예정돼 있지만 미셸 여사가 동행하지 않는 점을 감안, 미치코 왕비는 빠진 채 아키히토 일왕 혼자서 오바마 대통령을 응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메이지신궁을 택한 것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견제 의도"라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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