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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줌업] 빈볼은 무조건 용서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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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프로야구가 빈볼 시비로 시끄럽다. 시비는 20일 대전에서 LG 투수 정찬헌이 시속 145㎞ 강속구로 한화 2루수 정근우의 등을 맞힌 게 발단이 됐다. 양 팀은 마운드에서 서로 엉켜 붙어 벤치 클리어링까지 벌이는 등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팬들은 싸움판인지 야구판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정찬헌은 제재금 200만원과 출장정지 5경기의 제재를 받았다.

세계일보

남정훈 체육부 기자


전말은 이랬다. 한화가 7-5로 앞선 6회말 1사 1, 3루에서 김태균의 유격수 땅볼이 나왔다. 1루 주자 정근우는 병살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2루에 슬라이딩을 하면서 LG 유격수 오지환의 다리와 접촉이 있었다. 이 때문에 오지환의 1루 송구가 실책이 되면서 한화는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후 LG 이병규(9번)는 공수 교대 때 정근우에게 슬라이딩을 문제 삼았고, 결국 8회 정근우의 타석 때 정찬헌이 정근우를 고의로 맞히게 된 것이다. 정찬헌은 미안함을 표시하지도 않고 정근우를 향해 걸어갔다. 빈볼임을 시인하는 제스처였다. LG로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근우의 슬라이딩 때 오지환이 스파이크에 걸려 찰과상을 입었고,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병살을 막기 위한 1루 주자의 슬라이딩은 정상 범위의 플레이다. 정근우의 슬라이딩도 그다지 문제가 될 정도로 과하진 않았다.

이유를 불문하고 빈볼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다. 투수의 140㎞ 이상의 직구는 80t 정도의 무게를 가진다고 한다. 맞는 부위에 따라 자칫 선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실제 빈볼로 선수가 숨진 사례도 있다. 통상 빈볼은 부상 위험이 작은 엉덩이를 겨냥하지만, 정찬헌의 빈볼은 머리에 가까운 등이었다.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도 엿볼 수 없었다. 이날 LG는 한화에 8-9로 패했다. 경기뿐만 아니라 매너에서도 졌다. 한마디로 LG의 위험한 빈볼은 정당성은 물론 매너도 동업자 정신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플레이였다. LG는 프로답게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하길 바란다.

남정훈 체육부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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