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종이처럼 접는 스마트폰시대 ‘성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연구진 차세대 폴더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 개발

스마트폰을 종이처럼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다. 책처럼 완전히 접어도 정상 작동하는 태블릿PC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소자의 유연성과 변형에 대한 저항을 극대화한 차세대 ‘폴더블(Foldable)’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현재 손목시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웨어러블(착용) 스마트기기’의 활용 범위도 크게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연세대학교 박철민·이형석 교수가 지도하고 김한기·김해진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차세대 폴더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일본과 프랑스의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4월8일자에 ‘주목받는 논문(featured article)’으로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간단한 용액공정으로 제작할 수 있고 종이처럼 접을 수 있어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통신·저장 장치 소자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차례 개발된 고분자 메모리는 휘어지는 정도가 몇㎜ 수준이고, 조금 변형됐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탄성 변형 형태여서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스마트기기의 휘는 정도를 놓고 기술력 여부를 가늠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폴더블 메모리 소자 개발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휘어질 뿐 아니라 접어도 정상 동작하는 비휘발성 유기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1000번 접혀도 메모리로서의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보였다. 강유전체는 외부 전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전기 양극이 생기는 ‘분극’을 유지하는 물질이다. 강유전체 메모리는 전압으로 강유전체를 조절해 읽기와 쓰기를 하는 소자로, 속도가 빠르고 전원이 없어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강유전체 고분자와 유기물 반도체 사이의 접합 부분(계면)에서 기계적 특성에 대한 상호 적합성에 초점을 두고 실험을 진행해 최적의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소자의 유연성은 구성하는 물질들 사이의 적합성이 중요하며, 물질 각각의 기계적 특성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다른 비휘발성 메모리와 비교해 다소 높은 구동전압을 낮추는 과정 등을 거쳐 스마트 센서 등 다양한 방면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김한기 연구원은 “비휘발성 메모리 분야에서 접을 수 있는 소자를 개발한 것처럼 디스플레이 분야 등에서도 유사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조만간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