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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中 전역에 십자가…15년후 최대 기독교 국가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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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교회인구 2억4천700만명 예상

(서울=연합뉴스) 중국에서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해 오는 2030년이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가 될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 보도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종교 신앙의 자유와 믿지 않을 자유가 모두 있다."라는 원칙아래 한정된 범위에서만 종교활동을 허용한다. 신도들은 당국에 등록된 교회나 절, 성당만을 다닐 수 있으며 신앙생활과 선교활동에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제한 속에서도 중국에서 기독교는 꾸준히 교세를 넓히고 있다. 문화대혁명 시기 등엔 교회가 문을 닫았으나 개혁·개방의 물결을 타고 서구문명을 접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기독교에 마음의 문을 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돈을 최고로 여기면서 도덕적 위기감이 커진데 따른 반작용으로 교회를 통해 정신적 풍요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중국에선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이미 기독교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미국 사회조사기관 퓨(Pew)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중국의 기독교 인구는 사회주의 정권 수립 당시인 1949년 100만명 가량이었으나 2010년엔 5천800만명으로 늘었다.

미국 퍼듀대학 사회학 교수 양펑강은 기독교 확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5년엔 1억6천만영명으로 늘고 2030년엔 가톨릭 신자를 포함한 범 교회인구가 2억4천700만명에 달해 멕시코, 브라질, 미국 등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의 크리스천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정권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은 종교를 탄압했다. 1950년대 반(反)기독교 운동이 벌어지면서 중국 교회 대부분은 문을 닫았다. 설상가상으로 1966년부터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종교는 거센 박해를 받았다.

하지만 1976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사망으로 문화대혁명의 종언을 알리면서 교회가 다시 문을 열었으며 이후 기독교의 복음은 개혁·개방이후 삶의 의미와 정신적 안정을 바라는 중국인의 마음속에 꾸준히 파고들고 있다.

류스(柳市) 교회는 번성하는 중국의 기독교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이 교회는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을 갖추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크며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능가한다. 높이 206피트에 이르는 십자가는 수 ㎞ 밖에서도 보인다. 교회건물 건설에는 800만 파운드(약 140억원)가 들었다.

류스교회는 1866년 요크셔 출신 선교사인 윌리엄 에드워드 수트힐이 건립했다.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1950년대에 폐쇄됐다가 1978년 다시 문을 열었다. 신도들은 공산당의 감시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예배를 볼 수 있었다.

현재 이 교회에는 2천600명의 신도가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며 매년 70차례 세례식이 열린다.

이 교회 신도인 진홍신(40)은 "예수를 따르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확신을 심어준다."라고 말했다.

류스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십자가가 반짝인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교회'나 `예수'를 검색하는 건수가 '공산당'이나 '시진핑'을 능가한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교회외에 중국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 활동하는 지하교회도 적지 않다. 이 지하교회는 북한 선교 활동도 벌이고 있다. 중국 북부지역의 한 지하교회 목사는 "우리는 북한을 지원하고자 하며 우리가 하는 것이 한국이나 영국, 미국 교회보다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교회의 세력이 커지면서 중국 공산당의 심기는 불편해지고 있다. 당보다 예수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중국 당국으로서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교회세력이 커지면 공산당의 권력 독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당 간부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에따라 교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신도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목사들의 설교내용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류스 교회만 해도 예배당 천정에 감시용 카메라가 매달려 있다.

이달 초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중국 원저우(溫州)에서 발생한 사건은 교회와 공산당의 긴장관계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정부당국이 한 교회를 철거하려고 하자 신도 수천명이 교회앞에 몰려들어 철거를 막았다. 교회의 공개적인 저항에 부딪힌 당국은 애초 계획을 철회하고 교회 지도자와 협상했다.

이 교회 지도자는 "당국은 교회를 신뢰하지 않지만, 기독교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행동을 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7천만 기독교인이 적이 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양펑강 교수는 공산당이 아직 기독교가 정치적 반대세력이 될 것인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만, 서방세력이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기독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내에 교회를 통제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라면서 공산당이 기독교의 성장을 막으려고 한다면 중국내 교회는 앞으로 수십년간 첨예한 싸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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