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온라인에서 이젠 '앱'으로…보조금 눈속임의 진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구글플레이스토어 불법 보조금 앱 검색 화면.


[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호갱님들을 구원합니다~ 아이폰5S 30만원에 사고 싶죠? 갤럭시S5 20만원에 사고 싶죠? 그럼 지금 바로 ○○○○ 앱 다운 받으세요."

휴대폰 판매업자들이 점점 심해지는 보조금 단속을 피해갈 구멍을 찾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이용한 영업에 나선 것이다.

최근 이통3사에 대한 미래부의 영업정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보조금, 예약가입 등의 편법 영업 실태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휴대폰 유통업체에서는 휴대폰 판매 앱을 잇따라 출시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매장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몰에서 주말이나 새벽에 스폿성 보조금을 뿌리던 판매업자들이 방통위·미래부의 단속과 통신3사의 상호감시, 폰파라치 등으로 벌금을 많이 물게 되자 상대적으로 단속이 훨씬 어려운 휴대폰 앱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버스폰, 공짜폰, 공동구매 등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앱만 5~6개 정도다. 그러나 한 휴대폰 판매업자는 "검색이 안 되도록 해놓은 비공개 앱이 많아 실제로 휴대폰 판매 관련 앱은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 앱들이 많다보니 앱 홍보 역시 친구 관계 중심 서비스인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폐쇄적으로 이뤄진다. 실제 휴대폰 판매 앱을 출시해 운영 중인 정모(29)씨는 "카카오톡 연동 서비스인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앱 광고글을 공유하게 하거나 페이스북에서 링크 추천을 통해 홍보글이 확산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휴대폰 불법 보조금 앱.


그러나 영업정지 기간인 데다 최근 들어 워낙 단속이나 신고가 빈번하다 보니, 앱을 비공개로 해놓은 것도 모자라 앱 화면의 캡처를 금지해놓는가 하면 페이백에 대한 내용을 '유료애플 설치' 등으로 위장해 설명한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한 휴대폰 판매 앱에 올라온 '갤럭시S5 59만6800원짜리’ 매물을 보면 "유료 애플 하나에 만원씩 하는데 10개만 설치해도 10만원이잖아요. 저희가 설치해 드립니다. 유료 애플 12개 설치해드리고 LTE8 무한대 요금제 사용하시면 추가로 3개 더 설치해드려요"라고 매물 설명이 나와 있다. 이는 곧 기본 법정보조금 27만원에 무한대 요금제 사용 시 15만원을 페이백(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돌려준다는 말로, 실제 풀린 보조금은 42만원이 돼 불법 보조금 지급이 되는 셈이다.

휴대폰 앱을 통한 불법 영업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휴대폰 앱은 광고도 폐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일이 단속하기가 애매하다"며 "검색도 잘 되지 않을 뿐더러 단속을 하려고 하면 앱에서 매물을 다 삭제해 잡아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