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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에베레스트 눈사태’ 후폭풍…네팔 셰르파, 파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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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서 역대 최악의 눈사태로 15명이 사망한 가운데, 현지 셰르파들(가이드)이 파업을 검토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고 희생자들 대부분은 현지 셰르파들이다. 셰르파 22명은 지난 18일 이른 아침에 전날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파손된 다리를 고치기 위해 베이스캠프2를 출발했다. 장비를 잔뜩 싣고 이동한 이들은 위험하기로 소문난 눈 밭에서 속도를 내지 못해 해발 5800m지점에서 눈사태를 맞아 참변을 당했다.

당시 사고로 갈비뼈가 부러져 수도 카트만두 병원에서 치료 중인 카지(39)는 NYT에 “집채만한 눈 절벽이 곧장 우리쪽으로 닥쳤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죽었다”고 떠올리면서 “탈출구가 없었다. 만일 열린 공간이 있었다면 짐을 버리고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한발자국만 내딛으면, 온 사방에서 쉽게 쏟아져내릴 눈 뿐이었다. 속수무책이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구조대가 오기까지 4시간 가량 기다리면서, 그는 죽음의 고통으로부터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평생을 바쳐 해오던 에베레스트 오르는 일을 관두기로 결심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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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 이후 일부 셰르파들은 ‘파업’을 제안했다. 만일 셰르파들이 파업에 나서면 이번 시즌에 예약된 원정대 334건이 취소되거나 영향받을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정부가 사고 유가족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이 고작 4만루피(약 408달러)에 불과한 게 파업을 검토하게 된 일차적 원인이다. 고산에 숙련된 셰르파 수입은 등반 시즌 2~3개월에만 3000~5000달러에 달한다. 네팔등산협회는 보상금 패키지를 가족 당 1041달러로 높여달라고 정부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 협회 측은 셰르파의 파업은 전례가 없다면서, 셰르파들 사이에서 등산을 계속할 지 여부를 두고 둘로 나뉘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번 등반시즌을 위해 수개월 또는 수년을 준비한 민간팀들은 정상에 오르기를 고집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다큐멘터리 케이블채널인 디스커버리채널 팀의 등반을 이끌던 셰르파도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커버리채널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날개달린 점프슈트(‘윙슈트’)를 입고 날아가는 장면을 최초로 화면에 담은 ‘에베레스트 점프 라이브’ 촬영을 준비 중이었다. 스카이다이버 조비 오그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셰르파 사망 소식을 알리며 “이 사람들은 지구의 소금이었다.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20일 디스커버리채널은 촬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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