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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월호참사> 단원고 교감 '죽어서도 학생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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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일부 49재 지낸 뒤 진도 사고해역에 뿌리기로

연합뉴스

<여객선침몰> 단원고 교감 발인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1일 새벽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는 구조됐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 교감의 장례식이 열려 운구차량이 경기도 안산 단원고 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4.4.21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태운 여객선 침몰 사고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가 사흘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모(52) 교감의 유해가 숨진 채 발견되거나 실종된 학생들이 있는 전남 진도 사고해역에 뿌려지게 됐다.

21일 동이 트긴 전 이른 새벽.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일동 제일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동료, 선후배 교원 5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강 교감의 장례식이 비통함 속에서 엄수됐다.

영정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강 교감의 표정은 황망함이 감도는 장례식장 분위기와 대조되면서 조문객들의 슬픔을 더했다.

강 교감은 여객선 침몰사고 당시 학생과 승객 등을 대피시키다 헬기에 의해 구조돼 인근 섬으로 옮겨졌으나 어부에게 부탁해 고깃배를 타고 다시 사고가 난 해역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그는 살아남았다는 괴로움 끝에 18일 오전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그의 지갑에서는 손으로 직접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많은 학생이 남겨진 상황에서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인 자신이 구조된 것에 대한 자책감과 함께 실종된 학생들이 있는 해역에 유해를 뿌려달라는 그의 마지막 부탁이 담겨있었다.

유족들은 그의 뜻을 존중해 유해를 둘로 나눠 충남 보령 선산에 있는 가족 납골묘 선친 옆에 안장하고 나머지는 바다에 뿌리기로 했다.

다만 여객선 구조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49재가 지나고 사고 현장이 모두 수습된 후에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강 교감이 장지로 옮겨져 영면하기까지 모든 장례 절차를 옆에서 지켜본 한 교원은 "교감 선생님은 부친이 돌아가기 전까지 주말마다 찾아와 일을 도울 정도로 효자였다고 한다. 그토록 사랑하던 아버지와 끝까지 살리려고 애를 썼던 학생들 곁으로 가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1987년 교사로 임용돼 30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아 온 강 교감은 올해 3월 단원고 부임해 한달 반가량 근무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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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침몰> 단원고 교감 발인 (안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21일 새벽 침몰 여객선 세월호에서는 구조됐지만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 교감의 장례식이 경기도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열려 운구차량이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 2014.4.21 drops@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geen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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