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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성공률 10%의 '양학선2' 첫 무대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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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코리아컵서 신기술 선보이며 도마 금메달… 마루에선 銀 획득]

1차 시기 '양학선1' 삐끗하자 신기술 이 악물고 도전해 성공

"7월까지 양2 더 가다듬은 후 최고난도 기술 하나 더 만들 것"

손연재는 후프·볼·리본 金… 볼선 역대 최고 18.200점 받아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이 자신의 이름을 건 두 번째 신기술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양학선은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 남자 도마에서 1·2차 평균 15.412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양학선1(이하 양1)'을 시도했다가 착지 실수로 14.900점을 받았지만, 2차 시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새 기술 '양학선2(이하 양2)'를 성공하며 15.925점을 받았다. 1차 시기까지 1위로 앞서 가던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는 2위(15.037점)에 만족해야 했다.

새로 거듭난 '도마 신'

이날 양학선은 도마 종목 선수 6명 중 마지막으로 나서 관중으로부터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양학선이 1차 시기 착지 과정에서 매트에 손을 짚으며 감점 당했을 때는 경기장이 술렁였다. 잠시 숨을 고른 양학선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그리고 입을 굳게 다문 채 힘차게 도움닫기를 했다. 양학선은 착지 과정에서 오른발이 살짝 앞으로 나갔지만 '양2'를 깔끔하게 해내며 난도 6.4를 인정받았다.

조선일보

양학선(한국체대)이 19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 남자 도마 경기 2차 시기에서‘양학선 2’를 선보이고 있다. 1·2차 시기 평균 15.412점을 받은 양학선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재근 기자


양학선은 경기 후 "만약 1차 시기에서 '양1'에 성공했다면 2차 시기에서 '양2'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1차에서 실패한 뒤 마음을 다잡은 게 '양2'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양2'는 양학선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연기했던 '로페즈(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 바퀴를 비틀기)'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이다. 세계 어떤 선수도 쉽게 하지 못하는 높은 난도의 기술이다. 도마를 보면서 착지하는 '로페즈'와 달리 '양2'는 도마를 등지고 착지하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몸 뒤쪽에 위치해 있어 균형을 잡기 힘들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허리 부상이 생겨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양학선에게 '양2' 첫 수행은 쉽지 않아 보였다. 양학선은 연습 때도 10번 중 1번 정도만 '양2'에 성공했다고 한다.

양학선은 오는 9월 열릴 인천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에서 다시 한 번 '양2'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때 성공하게 되면 '양1'에 이어 FIG(국제체조연맹) 규정집에 등재된다. 이번 코리아컵은 FIG 공식 인증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신기술에 성공했어도 공식 등재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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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은 "아시안게임 개막 2개월 전까지 '양2'를 완벽한 상태로 만들 계획"이라며 "앞으로 '양2' 외에 난도 6.4 기술을 하나 더 만들어 세계 최초로 내 이름을 딴 난도 6.4 기술을 3개 보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학선은 대회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마루 2위(14.825점), 링 7위(11.925점)를 기록했다.

'요정'은 3관왕 달성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는 대회 3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연재는 20일 후프(18.050점)·볼(18.200점)에서 1위에 올라 전날 리본(17.950점)에 이어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날 곤봉에서는 수구를 두 차례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해 김한솔(강원체고)과 함께 공동 5위(15.700점)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종합 우승자를 가리지 않고 종목별 시상만 진행한다.

손연재는 후프와 볼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치며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손연재가 볼에서 받은 18.200점은 역대 개인 최고 점수에 해당한다. 손연재는 지난 12일 페사로월드컵에서 3차례나 18점대 점수를 받은 데 이어 이번 코리아컵에서도 두 종목에서 18점대를 받으며 '세계 정상급' 실력임을 입증했다.

손연재는 "아시안게임이 열릴 경기장에서 미리 연기를 해 본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 한쪽에는 대회 참가 선수단 명의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손연재는 "경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모든 국민이 바라는 것처럼 (탑승자들이) 무사귀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최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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