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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공개된 세월호 '제2의 녹취록', 여전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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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5일째] 의문점 세 가지…첫 보트 탑승자, 탈출 지시 안 한 이유, 방송 내용]

머니투데이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25t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사진=이기범 기자


여객선 세월호 침몰 당시 세월호와 진도VTS(해상교통관제센터)가 남긴 두 번째 교신 녹취록 전문이 20일 공개됐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과 책임과 관련된 핵심 의문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신고 20분후 첫 보트 탈출, 누가 탔을까?

세월호와 진도VTS가 교신을 시작한 지 5분이 지난 9시12분, 진도VTS는 세월호에 "승선원들은 라이프래프트 및 구조보트에 타고 있냐"고 묻는다. 세월호는 "아직 못 타고 있다"며 "지금 배가 기울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2분 뒤인 9시14분, 진도VTS의 구조요청으로 인해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온 인근 민간 선박 A호는 "옆에 보트가 탈출한다"는 교신을 보낸다. 이에 진도VTS는 "세월호 현재 승객들이 탈출이 가능하냐"고 물으나 세월호는 "지금 배가 많이 기울어서 탈출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민간선박이 눈으로 확인한 탈출하는 보트에는 누가 탔을까. 선장이 구명보트를 통해 탈출했다는 것은 사고 당시 다수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첫 보트에 선장이 탔던 것은 아닐까.

◇퇴선방송 불가하다더니 10분 후 "방송했는데…"

사고 직후 초동대처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은 퇴선명령을 했는지, 했다면 언제인지다. 세월호는 사고 발생한 시간인 8시48분으로부터 35분이 지난 9시23분, 진도VTS로부터 "방송하셔서 승객들에게 구명 동의 착용시켜라"는 안내를 받는다.

세월호는 그러나 "현재 방송도 불가능한 상태다"라고 답한다. 방송이 불가하다던 세월호는 9시37분 마지막 교선에서 "(좌현으로 이동해 탈출하라는) 방송 했는데 좌현으로 이동하기도 쉽지 않다"고 교신한다. 퇴선명령을 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방송이 불가했다가 가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방송이 다시 가능해진 시간에도 생존자 진술대로 '구명 동의를 입고 그 자리에 있어라"고 방송한 것인지가 밝혀져야 할 미스테리다.

한편 이런 미스테리들을 남긴 채 세월호는 9시38분을 전후해 "배가 한 60도 정도 좌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는 교신을 마지막으로 무선이 끊긴다. 이 시간을 전후해 선원들이 일제히 퇴선한 것으로 추정된다.

◇탈출 시키면 구조하겠다는데 "탈출 시킬 지 말 지 직접 판단해라"

인근 해역에 있다가 구조를 위해 달려온 선박 B호는 9시14분 진도VTS에 "접근이 위험하니 승객들이 탈출하면 구조하겠다"고 말한다. 이어 세월호 승객들이 탈출하지 않자 9시18분 "사람들이 탈출을 안 하면 접근할 수가 없다", 9시23분 "탈출하면 인명구조 하겠다"고 재차 승선원들의 탈출을 요구한다.

그러나 세월호는 뜬금없는 이야기만을 반복한다. 9시21분 세월호는 "해경이 구조차 오고 있냐, 오는 데 얼마나 걸리겠냐"고 묻는다. 진도VTS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월호가 현장에 도착한 구조 선박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되냐"는 세월호의 질문에 진도VTS는 "라이프링이라도 착용시키고 띄워라, 빨리"라고 하더니 곧 "세월호 인명탈출은 선장이 직접 판단하셔서 시켜라"고 책임을 떠넘긴다.

앞서 민간 선박이 '탈출하면 인명구조 하겠다'고 꾸준히 얘기하며 대기하고 있었으나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진도VTS가 왜 이런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한 건지 그 이유도 조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도(전남)=김유진기자 yoo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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