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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영국서 떼어간 북한 대동강맥주 맛·빛깔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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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양조 전문가 시음기

"2000년 설비 판매때 변기 뚜껑까지 챙겨가"

북한에서 생산된 대동강맥주의 영국 '귀환 시음기'가 언론에 소개돼 화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평양 대동강맥주는 북한이 지난 2000년 폐업한 영국 양조업체의 설비를 통째로 사들여 생산하는 유일한 맥주라며 중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맥주의 시음기를 19일 보도했다.

이번 시음은 양조 설비가 원래 있었던 잉글랜드 윌셔주 트로브리지에서 양조장의 옛 직원을 초청해 이뤄졌다. 신문은 북한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지시 아래 180년 전통의 어셔 양조장을 인수했으며 평양으로 시설을 옮겨 대동강맥주를 생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대동강맥주는 '1호', '2호' 등 이름으로 7가지가 있으며 북한의 명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2009년에는 북한에서 TV 광고까지 등장했지만, 유튜브에서 촌스럽다는 비판을 받자 슬그머니 사라진 일화도 소개했다. 어셔 양조장 직원들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이름에 맥주란 뜻의 'Ale'을 붙여 'Kim Jong-il'이 아닌 'Kim Jong-Ale'로 불렀다.

어셔 양조장의 양조 전문가였던 개리 토드 씨는 매각 당시 북한 측 관계자 12명이 찾아왔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기술자와 양조전문가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든 대화 내용을 정부 관리에게 따로 설명하는 모습이 낯설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계약이 성사되자 북한 측이 양조장의 플라스틱 컵은 물론 변기 뚜껑까지도 남김없이 챙겨갔다고 말했다.

양조장 설비는 컨테이너 30대 분량에 달했으며 대북 수출제한 규정 때문에 통관에 제동이 걸리는 곡절도 있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당시 북한의 시설 인수 비용은 현재 금액으로는 1,000만파운드(174억원) 정도인 2,500만 독일 마르크였으며 시설 해체와 재조립 비용은 800만 파운드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대동강 맥주를 마셔본 토드 씨는 "보리를 많이 쓰지 않아 가벼운 맛은 있지만, 색깔과 맛은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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