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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돈줄 죄는 일본銀, 숨통 막힌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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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양대은행 신규대출 중단..채권발행 70% 이상 급감
美·유럽 추가 제재 경고..서방은행도 신중한 태도


경제제재를 우려해 은행들이 러시아에 대한 신규 대출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채권 발행규모도 7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제재로 러시아가 돈 가뭄을 겪을 위기에 빠졌다.

러시아에 대한 대출에 가장 신중한 은행들은 일본계다. FT는 모스크바의 고위 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 양대 은행인 스미토모 미쓰이 은행(SMBC)과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BTMU)이 최근 러시아에 대한 대출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SMBC는 러시아 갑부인 알리셔 우스마노프가 소유한 철강업체 메탈로인베스트에 대한 수출 금융을 지원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지난달 협상 타결 막바지 단계에서 러시아의 크림 합병 발표 수일 뒤 협상을 중단했다.

또 미국이 크림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갑부 겐나디 티미셴코의 자산동결 결정을 내리자 그가 공동창업한 석유 중개업체 군보에 대한 신규 신용지원을 중단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군보는 아직 SMBC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관건이다.

부활절을 앞둔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미국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친러 무장단체의 무장해제 등을 조건으로 일단 긴장을 누그러뜨리자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계 무장단체들은 무기 반납을 거부하고, 점거 중인 정부 건물에서 철수하지 않고 있어 어렵사리 만들어진 타협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몰려 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 상태다.

BTMU도 러시아의 우라늄 수출 업체인 테넥스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을 철회하기로 했다.

일본 은행들의 잇단 협상 중단은 러시아 내 외국계 은행들에 확산되고 있는 우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한 3월 이후 칼륨 제조업체 우랄칼리를 비롯해 철강업체 NLMK, 석유화학그룹 실부 등이 금융 협상을 연기했다.

러시아 국영은행 고위 관계자는 미 은행들도 러시아에서 신규사업 진출을 꺼리고 있다면서 "(외국계 은행들이 발을 빼면서) 우리의 시장 점유율이 극적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바빴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서방 은행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의 채권 발행도 급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러시아가 국내외 시장에서 발행한 채권 규모는 91억달러(약 9조4000억원)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급감했다.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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