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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ㄱ`자 퍼팅 위력…미셸위가 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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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샷 감각 등 모든 것이 최상이다. 오늘 내가 어떤 경기를 하는지 지켜봐 달라."

2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ㆍ638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나흘째 최종 라운드. 재미동포 미셸 위(25ㆍ나이키골프)는 경기 전부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셸 위는 이날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앤절라 스탠퍼드(미국ㆍ12언더파 276타)에게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2005년 '천재 소녀'로 불리며 LPGA 무대에 데뷔해 2009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미셸 위는 이듬해에도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참가한 79개 대회, 3년8개월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긴 슬럼프는 그녀를 단련시켰고 미셸 위는 여든 번째 도전 무대이자 자기 고향에서 열린 대회에서 '천재의 부활'을 알렸다.

스탠퍼드에게 4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미셸 위는 초반부터 힘을 냈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뛰어오른 미셸 위는 12번과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16번홀에서 다시 1타를 줄이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스탠퍼드는 압박감에 이날 오히려 1타를 잃고 2위로 추락했다.

미셸 위는 이날 하와이 출신답게 탄도가 낮은 샷을 구사하며 코스를 적절하게 공략했다. 강한 바람을 뚫고 친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이 71%였고, 버디 기회를 잡는 그린 적중률은 83%나 됐다.

퍼팅도 이제 더 이상 미셸 위 발목을 잡는 단점이 아니었다. 2012년 말부터 바꾼 'ㄱ자 퍼팅'이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며 이날은 단 28개 퍼팅만을 기록했다. 2012년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는 1.892개였지만 자세를 바꾼 뒤 지난해에는 1.799개로 줄었다. 올해는 1.782개로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퍼트에 대한 자신감은 아이언샷도 살아나게 했다. 올해 LPGA 선수 중 그린 적중률 1위에 올라 있는 미셸 위는 "예전에는 퍼트가 안 되니 핀에서 60㎝에는 붙여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홀에서 4~5m 떨어져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셸 위는 올 시즌 평균 스코어(69.651타)와 상금 랭킹에서 모두 1위로 뛰어오르는 겹경사도 누렸다.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은 시즌 첫 우승에 또 실패했다.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6ㆍKB금융그룹)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단독 3위에 올랐고, 김효주(19ㆍ롯데)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단독 4위를 기록했다. 최운정(24ㆍ볼빅)과 유소연(24ㆍ하나금융그룹)은 공동 5위(9언더파 279타)에 이름을 올렸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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