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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문화재청, 미국에 있는 국새, 어보 이달 말 환수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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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종 황제가 1897년 대한제국 선포를 계기로 자주 독립 의지를 담아 사용한 국새 ‘황제지보(皇帝之寶)’. 문화재청 제공


한국전쟁 중 미군이 몰래 가져간 대한제국 국새와 조선왕실 어보 등 인장 9과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25~26일)에 맞춰 당초 일정보다 빨리 고국으로 돌아온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20일 “문화재청과 현재 인장을 압수하고 있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이 지난 17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접촉, 반환 관련 행정 서류에 서명함으로써 반환을 최종 확정했다”며 “실무적인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해 9월 미국에서 압수된 이들 인장은 한·미 양국의 반환 협의에 따라 당초 6월 쯤 반환될 예정이었으나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정을 앞당겨 돌아오는 것이다.

6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인장은 모두 9과다. 국가 상징물인 국새(왕이 외교문서나 공식 행정에 사용한 인장)가 3과, 왕과 왕비 등 왕실에서 궁중의식에 사용한 의례용 인장이나 개인적 인장인 어보가 6과다.

국새는 고종황제가 1897년 대한제국 선포를 계기로 제작해 자주 독립의지를 담은 ‘황제지보(皇帝之寶)’를 비롯해 관리 임명장 등에 사용한‘유서지보(諭書之寶)’, 교지에 쓰인‘준명지보(濬明之寶)’다.

어보는 순종이 고종에게 태황제라는 존호를 올리며 1907년 제작한 것으로 조선시대 어보 중 유일하게 팔각형인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를 비롯해 조선 헌종의 서화감상인인 ‘향천심정서화지기’, 왕실에서 사용한 ‘우천하사’ ‘쌍리’ ‘춘화’ ‘연향’ 등이다.

문화재청은 “9과의 인장이 반환되면 조속한 시일 안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새·어보 전문가인 국립고궁박물관 서준 학예연구사는 “이들 대한제국 국새와 조선 왕실 어보는 국내에 제작 당시의 관련 기록이 대부분 상세하게 남아 있는 것들”이라며 “국가의 권위와 존엄, 국민의 자긍심과 직결된 국가상징 유물인데다 귀중한 연구 자료라는 점에서 환수는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인장과 함께 반환 대상이자 HSI가 압수하고 있는 ‘문정왕후 어보’와 ‘현종 어보’는 이번에 돌아오지 않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들 어보는 소장자에 대한 형사적 처벌 여부 등 미국내 법절차 등으로 국내에 환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대한제국 국새 등 격동의 근현대에 해외로 유출된 귀중한 한국 문화재는 4월 1일 현재 20개국에 15만6160점이 흩어져 있다.

일본이 6만7708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 4만3558점 등이다.

하지만 환수된 문화재는 10개국의 9964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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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국새인 ‘황제지보’의 인면.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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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화 문화재청장(왼쪽)과 미국국토안보수사국( HSI)서울지부 조태국 지부장이 1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대한제국 국새 등의 반환 관련 서류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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