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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피파의 ‘검은 거래’…집행위원 10살 딸 계좌에 3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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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제축구연맹(FIFA)의 ‘검은 거래’ 일면이 드러났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8일 인터넷판에서 2012년 퇴임한 전 브라질 축구협회장 겸 피파 집행위원인 히카르두 테이셰이라의 10살 딸 계좌에 200만 파운드(약 35억원)가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전 회장인 산드로 로셀이 2011년 6월22일 테세이라의 당시 10살 된 딸 계좌에 돈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년도인 2010년에 피파집행위원회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결정한 사실을 들며, 이후에 계좌에 돈이 들어온 점을 지적했다. 신문은 카타르 쪽에 의심의 시선을 보내며, 돈을 계좌로 보낸 로셀 전 바르셀로나 회장과 카타르와의 특수관계를 조명했다.

바르셀로나의 기업인은 로셀은 과거 나이키의 브라질 총판업무를 맡으면서 테셰이라와 친분을 갖게 됐고, 바르셀로나 회장 재임 때인 2010년에는 카타르 파운데이션과의 후원협약을 맺은 당사자다. 바르셀로나는 ‘클럽 그 이상’을 모토로 특별한 스폰서를 두지 않았는데, 당시 카타르 파운데이션과 협약을 맺었고, 이후 카타르 항공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런 관계 때문에 카타르 쪽의 월드컵 개최지 선정 로비 때 로셀이 일정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로셀은 브라질 축구스타 네이마르를 영입하면서 공개된 계약금말고 추가로 돈을 지급하는 등의 논란 때문에 1월 바르셀로나 구단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테이셰이라 전 집행위원은 브라질 축구협회장으로 22년간 피파에서 권력을 행사했고, 2012년 집행위원과 브라질 축구협회장에서 물러났다. 브라질 경찰은 최근 그의 행적에 대한 수사에 나섰고, 테이셰이라는 이를 피해 미국 마이애미로 거처를 옮겼다.

마이클 가르시아 피파 윤리위원장도 2010년 러시아와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결정 과정에서 이뤄졌을지 모르는 물밑거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신문은 가르시아 윤리위원장이 2010년 당시 테이셰이라가 카타르의 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지지한 것과 관련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윤리위원회의 보고서는 올해 말 피파에 제출된다.

201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피파집행위에서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결정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이들 국가와 경쟁했던 잉글랜드는 매표행위를 의심하며 집행위원회 구조 등 피파의 비민주주의, 비밀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해왔다.

카타르는 사막 국가로 여름철 날씨가 섭씨 영상 40도를 웃돌아 경기하기에 적합하지 못하다. 최근에는 월드컵에 대비한 기반시설 건설 과정에서 값싸게 들여온 동남아시아의 외국 노동자들을 열악한 작업환경에 몰아 무수한 생명을 숨지게 했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카타르 쪽은 테이셰이라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돈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신문이 전했다. 테이셰이라와 로셀도 텔레그래프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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