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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원고 교감 마지막 편지, "제자들 생사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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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감이 남긴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제자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 벅차다'면서 고통스런 심정을 나타냈습니다.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

어제 진도 실내체육관 근처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감 52살 강 모 씨가 남긴 유서입니다.

유서에는 또 '200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엔 힘에 벅차다',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는 비통한 심정도 담겨 있었습니다.

수학여행 인솔 책임자였던 강 씨는 구조된 뒤 사고현장 주변에 머물며 제자들과 후배 교사들의 생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차마 들어가진 못했습니다.

[김 모 교장/안산 단원고등학교 : 학부형들이 거칠게 학교에 항의하고 이런 과정들을 봤어요, 그 양반이. 실내체육관에 나타나지도 못하고 밖에서 빙빙 돌았죠.]

교장은 강 씨가 학생들을 제대로 인솔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줄곧 괴로워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교감이) 상당히 괴롭다고 했죠. 제가 병원에 가라고 했는데, 절대 안 간다고 자기는 여기 있겠다고 하면서.]

사고 당일 목포 해경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강 씨는 그젯밤부터 자취를 감췄습니다.

강 씨는 지난 1987년 교사로 임용된 뒤 2년 전 교감으로 승진했고 지난달 단원고에 부임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정용화)

[안서현 기자 as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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