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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치솟던 전세금, 천장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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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88주 만에 하락

이사철 끝나며 수요 줄어들고… “이참에 사자” 매매 분위기 확산

월세소득 과세방침 이후… 월세물량 전세로 돌아선 영향도

[동아일보]
동아일보

5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이모 씨(42·서울 강서구 화곡동)는 전세금 3000만 원을 올려주는 조건으로 집주인과 3월 초 재계약했다. 전세금 상승 추이가 심상치 않아 서둘러 재계약을 추진한 것이다. 이 씨는 “이달 들어 전세금이 점차 안정되더니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크게 올리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괜히 서둘러 계약했나 싶어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강서구에서는 화곡동 화곡푸르지오아파트 전세금이 이번 주 평균 1500만∼3000만 원 떨어지는 등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전세금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고삐 풀린 듯 치솟던 전세금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과 서울 일부 지역 전세금 상승세가 꺾였다. 4월 셋째 주 수도권(서울·신도시 제외) 전세시장은 8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경기 지역 전세금 하락세가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파주(―0.38%) 광명(―0.16%) 의왕(―0.07%) 과천(―0.04%) 용인(―0.04%) 남양주(―0.03%)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광명시는 201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전세금이 떨어진 것.

서울에서도 일부 구의 전세금이 떨어졌다. 25개 구 가운데 강서(―0.11%) 송파(―0.07%) 양천(―0.06%) 구로(―0.01%)에서 각각 하락한 것. 서울 평균 전세금은 0.04% 올랐지만 전주(0.05%)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좁혀졌다.

부동산114는 송파·양천·구로구는 이사철 비수기효과로, 강서구는 마곡지구 등 입주를 앞두고 전세 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세금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전세금 상승세가 주춤해진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천장론’을 들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주인이나 세입자 모두 감당할 수 없을 수준까지 전세금이 올랐다는 한계를 인식해 부담감을 갖게 된 것”이라며 “매매가 대비 전세금이 60%를 넘어서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집을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된 점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식 한국감정원 부동산분석부장은 “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 발표 이후 월세물량이 전세로 돌아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5∼7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년 대비 74.5% 늘어날 예정이어서 가을 이사철 전까지는 전세금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불씨’는 남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각각 10월과 12월 이주를 앞둔 서초 잠원동 한신5차와 한신18차 등 재건축아파트의 이주 수요가 집중되면 강동·서초구 등을 중심으로 다시 전세금이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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