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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화물칸 들어갔다 줄 끊겨 … 3층 선실 출입문 앞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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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앞바다 구조현장

침몰 50시간 만에 공기 주입

뱃머리는 해수면 15m 아래로

리프트백 총 63개 설치 계획

18일 진도 앞바다에선 침몰한 세월호에 진입하려는 잠수 요원들의 사투가 벌어졌다. 해군과 해경, 민간 잠수부 등 구조 요원 500여 명이 투입됐지만 사고 해역의 빠른 조류와 20㎝에 불과한 시정(視程) 때문에 실종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잠수부는 2인 1조로 투입됐다. 공기 주입을 위해서였다. 이는 선체에 생존자가 남아 있다는 가정하에 생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들은 세월호 선체에 설치돼 있는 유도라인(로프)을 따라 공기를 주입할 곳을 수차례 수색했다. 유도라인은 수면 위 부표와 침몰 선체를 연결해주는 것으로, 잠수부의 생명줄로 통한다. 이날 민간 잠수부들은 주로 그물 모양의 로프로 전체 배를 묶기 위한 작업을 했다. 이날 민간 잠수부를 총지휘한 한국수중환경협회 백상훈(50) 경북본부장은 “19일까지 그물형 로프가 완성되면 20여 명이 동시에 수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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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잠수부들은 수면 위 바지선에 설치된 공기주입기(에어컴프레서)의 호스를 들고 기존에 설치된 유도라인을 따라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조금만 잠수하면 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탁했다. 잠수부들은 손으로 일일이 선체를 더듬어가며 공기 주입구를 찾아야 했다. 오전에만 10여 명의 잠수부가 시도했으나 번번이 공기 주입에 실패했다. 이날 사고 해역에서 부유물 인양 작업을 했던 ‘동해호’의 송천식(43) 선장은 “ 몸이 바로 빨려 들어갈 정도로 물살이 빨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11시19분쯤 해경 잠수부 2명이 공기 주입에 성공했다. 침몰 시작 50시간 만이었다. 이들은 선체 상부 조타실 쪽에 19㎜의 호스를 연결해 배 안으로 공기를 넣었다. 그러자 선체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해경 측은 인근에 떠 있는 구조용 보트와 선반들을 향해 “세월호 반경 150m 밖으로 물러나라”고 명령했다. 구조 현장에 있었던 속초모래기민간구조단 이완(54)씨는 “공기가 주입되면서 배가 갑자기 움직일 우려가 있어 생존자나 잠수부에겐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12시57분쯤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뱃머리를 5m가량 수면 위로 내밀고 있던 세월호가 수심 37m의 바닷속으로 완전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종자들을 찾는 잠수부들의 작업은 계속됐다. 오후 2시15분쯤 잠수부 2명이 선체 안으로 진입하려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조류에 휩쓸려 위기를 맞기도 했다. 35분 뒤 또 다른 민간 잠수 조가 2층 화물칸까지 접근했으나 문은 열지 못했다.

이러는 사이에도 세월호는 점차 해저 바닥을 향해 가라앉고 있었다. 배가 완전히 주저앉으면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생존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었다. 최소한의 에어포켓(공기가 일부 남아 있어 생존이 가능한 선실)마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뱃머리는 해수면으로부터 약 15m 지점까지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부들은 세월호를 최대한 물 위로 떠오르게 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오후 2시50분쯤 10t급 리프트백(공기주머니) 1개를 세월호에 설치했다. 3시29분에는 35t급 리프트백 1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9분 뒤 해경 잠수부 2명이 2층 화물칸 내부 진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다란 목재가 가로막았다. 잠수부들은 다시 선체 밖으로 나와 창문을 깨고 진입을 시도했으나 깨진 유리조각에 로프가 끊어졌다.

실종자 수색은 오후 7시 해군 특수구조단이 식당과 객실이 있는 3층 선실 진입을 시도하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이들은 10시20분쯤 3층 출입문 앞까지 접근했으나 선실 내부로 들어가진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 총 63개의 리프트백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단 한 명의 생존자라도 찾기 위해서 밤샘 수색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구조 현장에는 청해진함·다도해함·평택함 등 3척의 해군 구조함도 투입됐다. 청해진함에는 수심 500m까지 잠수해 수색이 가능한 심해잠수구조정(DSRV)이 있었지만 사고 현장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빠른 물살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진도=이유정·장혁진 기자

이유정.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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