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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백투더퓨처', 양의지는 진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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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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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대호 기자]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닝교대를 위해 더그아웃에 돌아간 양 팀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그라운드에 나와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까지 겹치면서 작은 실수 하나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켜 큰 파장을 만들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두산의 시즌 첫 맞대결은 촌극으로 시작돼 촌극으로 끝났다. 롯데는 2-1로 앞선 2회초 1사 만루에서 정훈이 3루수 정면 내야땅볼을 쳤고 두산은 3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지만 1루수 칸투 발이 떨어지면서 세이프 판정이 내려졌다. 계속되는 2사 만루에서 두산 선발 볼스테드가 손아섭을 투수땅볼로 처리하며 그대로 이닝 교대가 이뤄지나 싶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시계를 3루수가 포수에게 송구를 하던 때로 돌려보면, 포스아웃 상황에서 포수 양의지의 발이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져 있었다. 이기중 구심은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기록원이 이를 보지못해 아웃으로 판단했다. 잠실구장 전광판 관리자는 기록원 옆에서 최종판결을 듣고 기기를 조작하는데 때문에 잠실 전광판에는 스코어 2-1, 2아웃으로 표시됐다.

대다수 두산 선수들은 세이프 콜은 못 보고 전광판만 바라본 채 이닝이 끝난줄로만 알았다. 롯데 선수들도 대부분 손아섭 땅볼로 이닝교대가 이뤄지는 걸로 생각했다. 3루에서 세이프 된 문규현이 동료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곧바로 화장실로 향했기 때문이다. 구심도 전광판에 오류가 있으면 기록원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놓쳤다.

경기는 22분동안 중단됐고, 결국 4-1 2사 2,3루에서 2회초가 재개됐다. 공교롭게도 여기서 최준석의 스리런 홈런이 터졌고, 그렇게 승부의 추는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두산은 2회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때 두산 포수 양의지는 아웃카운트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의 실책 때문에 2-1로 끝날 2회초가 7-1로 벌어져버리자 적잖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손아섭의 투수땅볼이 나왔을 때 볼스테드는 2아웃으로 생각해서 당연히 1루로 송구, 타자주자를 잡았지만 양의지는 다급하게 자신의 미트를 내밀고 있었다. 병살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

볼스테드를 비롯한 동료들이 더그아웃 쪽으로 뛰어오자 양의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그렇지만 22분의 시간이 지난 뒤 양의지는 다시 포수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로 나와야만 했다. 이후 양의지는 4회 대타 김재환으로 교체됐다.

양의지는 자신의 실책 하나가 도화선이 되어 경기 결과 자체가 뒤집히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그런 경기가 한 번쯤은 있다. 동료들에게 솔직하게 아웃카운트를 정확하게 알렸다면 대량실점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야구에 '만약'은 없다.

cleanupp@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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