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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8.2mm 초슬림 윈도 태블릿을 만나다, 삼성 '아티브탭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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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최용석 기자] 경계인(境界人)은 서로 다른 문화나 사회의 경계선상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삼성전자 아티브탭3(모델명: XQ300TZC-K56S)은 윈도 태블릿이지만 본체 내부 구성이 노트북과 유사하다.

보통 소비자들이 기존 윈도 태블릿 구매를 망설였던 이유는 첫째 부실한 온라인 앱 장터, 둘째 하드웨어 자체가 너무 무겁고 두꺼웠다는데 있다.

물론 여기에도 사연이 깊다. ARM 계열을 이용하는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달리 기존 윈도 태블릿 계열은 대부분 인텔 x86 플랫폼을 바탕으로 삼고 있었고, 제조사가 윈도 태블릿을 얇게 만들려고 해도 높은 발열과 짧은 배터리 시간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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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브탭3



물론 지금은 이런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다. 인텔 모바일 프로세서는 네트워크 관련 기술 통합이 벽으로 남아 있는 스마트폰을 뺀 태블릿 시장에서는 아톰 프로세서(베이트레일) 이후 나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아직껏 x86 계열에 대한 인프라 문제, 그러니까 안드로이드의 경우 앱 자체가 대부분 ARM 계열에 최적화되어 나온다는 문제는 여전하다. 하지만 윈도 태블릿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할 수 있는 분야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아티브탭3은 윈도 태블릿이지만 8.2mm에 이르는 얇은 두께를 가졌다. 그동안 윈도 태블릿을 투박하게 보이게 했던 휴대성을 대폭 보강한 것이다. 여느 윈도 태블릿과 달리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계열에서 했듯 S펜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살린 점도 이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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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태블릿을 투박하게 만드는 건 두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에 비해

아티브탭3은 얇은 두께로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연상케 한다.

잘 빠진 S라인 윈도 태블릿 ‘펜까지…’

아티브탭3은 어쩌면 적어도 윈도 태블릿에선 명작이 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이 제품의 장점부터 보자면 앞서 설명했듯 얇은 두께를 먼저 들 수 있다.

크기는 257.4×165.3×8.2mm, 무게는 543g이다. 뚱뚱하고 무거운 줄 알았던 윈도 태블릿이라는 아가씨가 어느 날 보니 잘 빠진 S라인으로 되돌아온 꼴이다. 가볍고 얇다는 건 휴대용 모바일 기기에겐 원초적인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아티브탭3은 이런 점에서 튼실한 기본기를 보유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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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체만 측정해보면 (측정 당시 기준) 555g에 불과하다. 하지만 별매로 구입할 수 있는 케이스 겸용 키보드를 더하면 1kg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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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단자 규격은 안드로이드처럼 마이크로USB 타입이었다면 훨씬 좋을 뻔했다. 개인용 모바일 기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도 전원 규격이 늘어나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또 다른 포인트는 S펜이다. 삼성전자가 S펜을 자사의 스마트폰과 안드로이드 태블릿 뿐 아니라 윈도 태블릿에 모두 적용했다는 점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적어도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는 확실하다. “이봐. 여긴 펜이 있잖아”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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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펜

S펜은 이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윈도 태블릿은 콘텐츠가 부실해 아무래도 소비성보다는 생산성에 초점을 더 맞추게 된다. S펜은 원노트 같은 앱과 곁들여서 이용하면 활용도가 배가된다.

S노트 같은 앱을 받아서 쓰는 것도 좋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태블릿용 오피스, 원노트 같은 제품을 모두 무료로 풀었다는 점도 S펜의 활용도를 넓혀줄 포인트다. 실제로 S펜으로 원노트를 써보니 쾌적함은 다른 윈도 태블릿을 압도한다.

아티브탭3은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13도 기본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를 선보이면서 오피스를 무료 제공하는 기종을 선보이기도 한 적이 있다. 당시 우스갯소리로 “오피스 사려고 윈도 태블릿 산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MS 오피스 제공은 윈도 태블릿에선 꽤 매력적인 조건이라는 얘기다.

아티브탭3은 다른 삼성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와콤 터치 센서를 탑재했다. 스타일러스펜의 필압 수치는 1024다. 물론 갤럭시노트 프로 같은 안드로이드 계열과 견줘서 더 부드럽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쓸만한 수준이다. 안드로이드 보다 상대적으로 콘텐츠 소비성이 부족한 윈도 태블릿에 ‘생산성’을 위한 도구를 곁들였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하나 더 먹고 들어가는 장점인 건 분명하다.

다른 사양을 보면 일단 화면은 257mm(10.1인치)다. 5점 멀티 터치를 지원한다. 해상도는 1366×768.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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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체 앞면에 위치한 윈도 시작 버튼

본체 앞면에는 윈도 시작 버튼 하나만 깔끔하게 자리잡고 있다. 화면 크기는 10.1인치. 해상도가 1366×768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다.

메모리는 2GB이고 저장공간은 eMMC 플래시 드라이브 128GB를 얹었다. 본체 앞뒤에는 720p HD 웹캠과 200만 화소 카메라를 곁들였다. 마이크로USB 포트와 오디오 단자, 마이크로HDMI, 마이크로SD카드 슬롯 등도 지원한다. 본체 좌우에는 0.64W를 지원하는 스피커 2개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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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 HDMI와 마이크로USB 포트 외에 마이크로SD카드 슬롯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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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커는 본체 좌우에는 0.64W짜리 2개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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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앞뒤에 200만 화소, 720p를 얹었다. 대단한 품질을 기대할 수준은 아니지만 태블릿용이라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아티브탭3을 유감스럽게 만드는 3가지

물론 이런 차별화 포인트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게 없는 건 아니다. 앞서 이 제품은 “명작이 될 수도 있었다”고 했다. 좋지만 그렇다고 명작까지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유는 뭘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건 CPU다. 이 제품은 인텔 아톰 Z2760 듀얼코어 1.8GHz를 얹었다. 그냥 아톰이라고 하면 헛갈릴 수 있는데 코드명을 보면 탄식이 나온다. 클로버트레일이다. 인텔이 이후에 선보인 베이트레일과는 성능 차이가 너무 확연하다. 성능과 전력소모, 그래픽 성능 3가지 요소가 모두 그렇다.

인텔에 따르면 베이트레일은 클로버트레일과 배터리 수명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능은 최대 3배 높다. 베이트레일 제품이 쏟아지는 마당에 클로버트레일이라는 옛사람을 지금 만나는 건 서로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로 이 제품에 대한 평가를 보다 보면 “업무용에 어울린다”는 표현이 잦다. 아티브탭3 자체가 생산성 도구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사실 게임을 즐기기엔 무리가 있는 성능이다. 피파14 같은 게임을 실행해 보면 금새 버벅이는 화면을 만나게 된다. 램 용량이라도 조금 더 쓰지 그랬나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윈도8 역시 32비트다.

해상도도 아무래도 아쉽다. 아티브탭3이 지원하는 해상도는 앞서 설명했듯 1366×768이다. 갤럭시노트 프로처럼 2K가 넘는 해상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1920×1080 이상은 나와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점을 따져보면 경계인 입장에서의 아티브탭3은 말 그대로 애매한 위치가 되어 버린다. 태블릿으로 보면 괜찮은 축이겠지만 노트북을 따지면 그냥 넷북 수준이 되어 버리는 탓이다.

마지막 아쉬움은 가격이다. 아티브탭3은 제품 출시 초기 몇 가지 요소로 관심을 끌었지만 가장 소비자를 놀라게 한 건 가격이었다. 지금은 가격이 조금 정신을 차렸다지만 그래도 다나와 최저가 기준 61만 8000원이다.

윈도 태블릿은 화면 크기가 다르긴 하지만 30만원대 저가도 많다. S펜이나 뒤에서 설명할 다른 차별화 기능 등과 삼성전자라는 브랜드 값을 감안해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따로 구입해야 하지만 블루투스 키보드의 경우에는 장단점을 하나씩 주고받는다. 장점은 어차피 이런 키보드에서 대단한 키감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보면 꽤 좋은 축에 들어간다. 케이스 겸용이고 뒷면에는 본체를 받침대로 세워서 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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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매로 구입할 수 있는 케이스 겸용 키보드

별매로 구입할 수 있는 케이스 겸용 키보드의 키감은 노트북(태블릿)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키감이 꽤 좋은 축에 들어간다.

단점이라면 너무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아티브탭3을 여기에 끼워놓고 있으면 이 제품은 다시 뚱뚱한 아가씨가 되어버린다. 이런 점에선 성공 여부를 떠나 서피스의 키보드가 떠오르게 된다. 적어도 휴대성이나 세련미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에선 서피스 쪽이 훨씬 좋았다.

아티브탭3은 삼성전자가 요즘 내놓은 제품에서 모두 드러나듯 차별화된 소프트웨어도 갖추고 있다. 사이드싱크가 그것이다. 사이드싱크는 PC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서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은 크게 보면 키보드와 마우스, 폰 스크린 셰어링 2가지다. 아티브탭3 화면에 가상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띄워놓고 쓰거나 아티브탭3에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스마트폰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티브탭3은 노트북과의 경계선에 선 제품이지만 어디까지나 업무용을 위한 태블릿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애매한 CPU를 비롯한 사양, 부담스러운 가격이 이 제품을 구입하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될 만한 구석이다. 8.2mm에 불과한 두께 등 하드웨어적인 완성도는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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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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