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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호남고속철 저가 中전력선, 그대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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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조달서도 품질 검증되면 수입도 허용 검토]

머니투데이

호남고속철도 노선도. 현재 오송~광주송정 1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자료=국토교통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호남고속철도 공사에 사용된 저가 중국산 전력선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철도시설공단은 한 발 더 나아가 중국산 제품 품질이 검증된 만큼, 앞으로 전력선 조달에서 중국산 납품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호남고속철도 공사에 사용된 중국산 보조전력선을 시료 채취해 조사한 결과 공단의 품질기준에 부합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전체 중 60% 공사 구간에 사용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그대로 유지되고 남은 공사 구간에도 이미 납품받은 제품을 적용할 공산이 커졌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어서 우려가 많았지만 조사 결과 공단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에 모두 부합하면서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미 납품 받은 전력선도 사용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의 중국산 전력선 사용은 이달 초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충북 오송에서 광주 송정을 잇는 호남고속철도 1단계 사업 공사 현장에서 공급된 전력선 745㎞ 전체가 불법으로 납품된 중국산이란 사실을 밝혀내면서 드러났다.

문제의 전력선은 전차선을 수평으로 유지해주는 조가선(吊架線)으로 전선 전문 시공업체인 일진전기가 지난해 5월 철도공단으로부터 159억원에 공사를 낙찰 받아 시공중이었다. 일진전기는 성능시험에서 국내산으로 통과한 뒤 실제 시공에선 중국산 완제품으로 바꿔치기 했다.

철도시설공단은 품질 검증이 끝난 만큼 남은 공사 구간에도 납품 받은 중국산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진전기에는 경찰 수사가 끝나는 대로 낙찰가액과 중국제품 구매액간 차액을 환수할 계획이다.

철도공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력선 발주 조건에서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 국산뿐 아니라 수입품도 가능하도록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와 철도공단은 국내 전력선 시장에서 철도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선 공급시장의 큰 부분은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산업이 차지하고 있어 철도공사 시장에 중국산이 들어온다고 해도 업계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종=김지산기자 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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