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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손 안의 백화점 … 엄마는 모바일 쇼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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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한국 소비자' 보고서

6세 이하 자녀 둔 30대 주부

PC 켤 짬 없어 스마트폰 선호

충동구매 강하고 값 덜 따져

기저귀·쿠폰·항공권 많이 사

‘여섯 살 이하 자녀를 둔 30대 전업주부. 충동구매·광고에 약하고, 물건 가격보다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느냐를 따진다. 쇼핑을 남보다 많이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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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가 17일 발표한 ‘한국 모바일 쇼핑족’의 특성 가운데 일부다. 올 1월까지 18~54세 국내 성인 남녀 약 2900명을 조사한 결과다.

스마트폰·태블릿PC 기반 모바일 쇼핑족 294명, PC 기반의 온라인 쇼핑족 440명, 마트·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쇼핑족 2142명을 분석했다. 국내 모바일 쇼핑 시장은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족은 온라인족과 뚜렷하게 구분됐다. 우선 모바일족은 여성의 비중이 60%로 온라인족(47%)보다 훨씬 높았다. 전업주부 비중도 32%로 온라인족(18%)의 두 배에 달했다. 여섯 살 이하 자녀를 둔 경우도 31%로 온라인족(17%)보다 훨씬 높았다. 연령대는 30대(36%)가 가장 많았다.

육아 때문에 외출하기 어렵고, 컴퓨터를 일일이 켤 짬이 없는 30대 주부가 주로 모바일 쇼핑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기저귀 등 유아용품 구매 비중도 높았다. 맥킨지 조사에 응한 한 30대 주부는 “20개월 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할 때나 품에 안고 재우는 동안에도 한 손으로 모바일 쇼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족은 특히 충동구매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족은 계획구매가 65%인데 모바일족은 50%다. 반면 충동구매 비중은 34%였다. 광고나 행사를 보고 구매하는 경우도 조사 대상의 3분의 2나 됐다. 오프라인 소비자(16%)의 약 4배다. 물건을 사려고 마음먹은 당일 바로 구매한 경우도 과반(53%)이었다. 온라인족의 당일 구매는 36% 수준이다. 구매 전에 정보를 찾거나 여러 사이트를 방문해보는 성향도 온라인족보다 적었다.

온라인족은 64%가 검색엔진을 통해 쇼핑몰에 접속하는 데 비해 모바일 쇼핑족은 62%가 업체를 바로 찾았다. 업체 충성도는 가격조차 무시할 정도였다. 온라인족은 사용하기 쉬운 쇼핑 시스템(44%)과 가격(38%)의 중요성을 비슷하게 봤지만, 모바일족은 사용하기 편한 앱(63%)을 가격(20%)보다 3배 이상 중시했다. “컴퓨터에 비해 화면 전환이 쉽지 않고 화면이 작다 보니 조금만 복잡해져도 짜증이 난다”(30대 회사원)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모바일 쇼핑을 하느라 온라인 쇼핑을 덜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바일 쇼핑을 전혀 하지 않는 소비자는 일주일에 22만7000원(온라인 6만2000원)을 썼지만 주 2회 이상 모바일 쇼핑족은 38만6000원 중 12만2000원이 온라인 쇼핑에 쓴 돈이었다. 유통업체가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 등 전방위로 채널을 확장하면서 충성고객을 모바일을 통해 이끌어내면 전체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태블릿PC 이용 고객이 적고 ▶소셜커머스홈쇼핑 업체가 모바일 쇼핑 시장을 주도하며 ▶쇼핑에 특화된 소셜미디어가 없고 ▶모바일 결제 시스템 개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한국적 특성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신정호(42) 맥킨지 부파트너는 “한국이 세계 모바일 쇼핑 시장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유럽에서도 이번 조사 결과에 관심이 많다”며 “스마트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급변하고 있는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유통업체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구희령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id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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