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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크라 진압부대 '굴욕'···탱크 빼앗기고 무장해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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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자국 국민 어떻게 쏘냐"

(슬라뱐스크 로이터=뉴스1) 국종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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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친러무장세력에 소총 공이를 건내주고 있다.©로이터=News1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내 확산되는 친러 무장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파병한 대테러진압부대가 곳곳에서 수모를 겪고 있다. 부녀자들을 포함한 주민들에게 둘러싸인채 타고간 장갑차량과 탱크 등을 빼앗기고 군인으로서는 치욕적인 무장해제까지 당한다.

16일(현지시간) 15대의 장갑차를 이끌고 친러 무장세력이 점거한 크라마토르스크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대테러 진압부대는 일단의 주민들과 마주했다. 이들은 '러시아, 러시아'를 외치며 차량행렬을 막아섰다. 사이사이에는 위장복을 입고 총기를 든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앞서 우크라이나정부는 저항하는 친러세력을 사살해도 좋다는 단호한 진압 명령을 내려 일순 긴장이 흘렀다.

순간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진압부대의 지휘관이 솔선해 주민에게 소총의 방아쇠 공이를 건네준 것이다. 공이가 없으면 총은 발사되지 않은 무용지물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지휘자가 직접 부하들에게 총기의 공이를 제거할 것을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우크라이나 장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우크라이나 장교로서 자국 국민을 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모든 것이 정상화 되길 원한다. 주민들이 무기를 들고 들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이전에 그랬듯 함께 어울려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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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무장세력이 탈취한 우크라이나 장갑차에 러시아 깃발이 걸려있다.©로이터=News1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슬라뱐스크 지역에서는 러시아 국기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깃발을 내건 장갑차 6대가 발견됐다.

일부 외신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며 우려했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사실이 밝혀졌다.

친러 무장세력이 무력 진압에 나선 우크라이나 부대의 장갑차를 탈취한 것이다.

친러 무장세력은 장갑차를 탈취하자 우크라이나 깃발을 내리고 러시아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깃발을 올렸다. 장갑차 위에 앉은 무장세력은 '러시아, 러시아'를 연호했다.

문제는 그게 다가 아니었다. 다수의 외신들은 장갑차가 교전 끝에 탈취된 것인지 우크라이나군이 넘긴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일부 우크라이나군이 친러 무장세력과 교전을 피했다는 것이다.

실제 친러 무장세력이 탈취한 장갑차에는 우크라이나 병사 몇명이 같이 앉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한 병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에서 온 우크라이나 제25낙하산사단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 병사는 "우리는 우리 동족에게 사격을 가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슬라뱐스크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친러 무장세력은 자신들과 함께 할 우크라이나 군사들은 잔류시키고 나머지는 버스를 태워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친러 테러리스트들에게 장갑차를 탈취당했다"고만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지역내 친러 무장세력의 점거가 확산되자 공수부대 등 정예 특수부대 위주로 대테러 부대를 꾸린후 테러진압 작전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진압부대는 첫날 친러세력이 장악한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 비행장을 탈환하며 성과를 올리는 듯 했으나 오히려 국면은 친러시아계의 우세로 흐르는 양상이다.

<저작권자 © 로이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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