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중국 IT 공룡들 속속 한국 상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알리바바ㆍ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IT공룡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카카오톡ㆍ넷마블을 비롯한 한국의 굵직한 회사에 '전주(錢主)'로 나서며 영향력을 과시하더니 급기야는 한국에 지사를 세워 중국 콘텐츠까지 직접 수입해 팔기 시작했다.

그동안 중국 IT 시장은 발 빠른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수익을 내는 '기회의 땅'이었지만 이제는 한국 안방을 송두리째 중국에 내줄 위기에 몰린 모양새다. IT 강국으로 불렸던 한국의 자존심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서울 강남에 한국지사를 본격 오픈한다. 첫 비즈니스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텐센트코리아에서 게임 부문 사업을 맡고 있던 담당자를 최근 스카우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그룹은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세를 키운 중국 대표 IT기업 중 하나다.

창업 14년 만인 지난해 1조위안(약 17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거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자체 게임 플랫폼 론칭을 선언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주요 타깃 국가로 선정하고 전격적으로 지사를 설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개발사인 파티게임즈와 손잡고 콘텐츠 제휴에 들어갔다"며 "막강한 자금력을 들고 한국 중견 게임개발사 인수ㆍ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한국에서 본업인 전자상거래 사업을 본격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인인증서 폐지 논란과 맞물려 전자상거래 업계가 혼란에 빠져 있는 틈을 노릴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알리바바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는 이베이 '페이팔', 구글 '체크아웃'과 경쟁하며 이미 전 세계 온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앞서 한국 공략에 나선 텐센트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2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1위 모바일 게임 기업인 넷마블에 돈을 풀어 3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최근에는 가능성이 보이는 한국 콘텐츠 업체 지분 투자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텐센트는 중국에 게임 콘텐츠를 팔려면 무조건 중국 회사를 통해야 하는 규정을 이용해 한국 게임을 중국에 내다 팔며 급격히 성장했다. 호랑이가 된 텐센트가 이제는 한국에서 물주 노릇을 하며 큰소리치는 지위에 올라선 것이다.

중국 게임회사가 한국에 직접 지사를 차리고 콘텐츠를 팔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쿤룬, 라인콩, 공중망, 퍼펙트월드 등 현지 게임회사들이 중국 게임을 한글로 번역해 한국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쿤룬코리아의 진삼국대전은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 20위권에 이름을 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국지, 수호지를 비롯해 한국에 친숙한 역사게임을 주로 수입해 거부감도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한국이 중국의 테스트베드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