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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바뀐시대와 오랜 관행 충돌 `유통왕국`에 악재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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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롯데그룹 (上) ◆

매일경제

롯데그룹이 창사 47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사태, 잠실 제2롯데월드 안전사고 등 잇단 악재에 이어 홈쇼핑 납품 비리까지 터지면서 메가톤급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 직원들은 "입사 이래 요즘처럼 위기의식을 느낀 적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롯데그룹은 핵심 사업부문인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하면서 재계 5위까지 올라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출 83조3000억원으로 소폭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백화점 매출성장세는 둔해지고 있고, 대형마트 갑을논란으로 의무휴업에 묶인 롯데마트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간판 계열사인 롯데제과도 내수경기 침체로 성장세가 둔해지고 있다. 또 롯데건설은 부동산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고속성장세를 구가하던 홈쇼핑업체에서 납품비리 문제가 터져나오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올 초에는 롯데카드 고객 26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져 3개월간 영업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롯데백화점 고객센터에는 항의하는 고객들이 연일 장사진을 이루며 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기도 했다. 갑을 논란과 소비자 정보 유출 등 시대를 관통하는 이슈에 모두 연관되는 곤경에 처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통 강자로서 오래된 관행이 달라진 시대 환경과 만나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룹 외부로부터의 악재도 최근 들어 줄줄이 이어져 왔다.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이 지난해 국세청의 집중 조사를 받고 각각 200억원, 600억원대 추징금을 얻어맞았다.

이에 앞서 2012년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대표가 운영하던 베이커리 포숑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표적이 되면서 결국 매각됐고, 롯데시네마는 법인세 탈루 의혹 속에 매점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룹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는 지난 1년 새 네 번이나 사고가 일어나면서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롯데홈쇼핑 납품비리가 조직적으로 일어났다는 정황과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 조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도 롯데홈쇼핑을 포함해 홈쇼핑 업계 전반에 대한 직권조사를 언급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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