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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교생 등 459명 탄 여객선 침몰…293명 생사불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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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현재 2명 사망 확인…수중·수상·항공 등 전방위 수색

중앙재난대책본부, 탑승자·구조자 수 파악 못하고 '오락가락'

연합뉴스

구조 현장 (진도=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SEWOL)가 침몰되자 해경 및 어선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진도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 등 459명이 탄 여객선이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오후 4시 현재 2명이 숨지고 293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대규모 참사가 우려된다.

현장에서는 민·관·군·경이 헬기, 경비정, 민간 어선 등을 총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 "배 앞서 '쾅' 소리 나더니 기울어"

16일 오전 8시 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6천825t급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세월호는 배 앞부분에서 '쾅'하는 충격음과 함께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해 완전히 뒤집힌 채 2시간여 만에 수심 37m 해저로 침몰했다.

이 배는 전날 오후 9시께 인천여객터미널을 출항해 제주로 향하는 길이었다.

여객선에는 3박 4일 일정의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5명, 일반 승객 89명, 선원 30명 등 모두 459명이 탔으며 차량 150여대도 싣고 있었던 것으로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는 파악하고 있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36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가 집계 과정의 오류를 파악하고 164명으로 번복하는 등 종일 혼선을 빚었다. 전체 탑승객조차도 477명에서 459명으로 바뀌었다.

오후 4시 40분 현재 소재와 생사가 파악되지 않은 인원은 293명이라고 중대본은 밝혔다.

선사 여직원 박지영(27)씨와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 등 2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된 이들은 진도 팽목항으로 이송돼 진도 실내체육관, 진도한국병원, 해남종합병원, 목포 한국병원 등으로 분산됐다.

부상자는 7명이라고 중대본은 전했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 "마지막 1명까지"…수중·수상·항공 수색

사고 현장에는 해경과 해군 함정 72척, 관공선 등 15척이 동원돼 수상에서, 헬기 18대가 항공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해군과 해경 잠수요원 160명은 선체 등 수중 수색에 나섰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21명은 오후 5시 이후 선체 등 수중 수색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1명이 1차로 입수했지만 시계가 좋지 않아 바로 물밖으로 나왔으며 2차로 입수한 9명도 조류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안전행정부는 이날 오전 강병규 장관을 본부장으로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현장에는 강 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이 도착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단원고 학부모 240여명도 이날 낮 12시 30분께 학교 정문 앞에서 버스에 나눠타고 진도로 향했다.

◇ 생존자들 "즉각 대피 안내했더라면…"

승객 유모(57)씨는 "'쿵' 소리가 나더니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며 "선실 3층 아래는 식당, 매점, 오락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유씨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이 나왔는데 물이 차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며 "곧바로 대피 안내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된 한 학생은 "배 안이 물에 잠기는데도 방송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했다"며 "배가 기울면서 미끄러지거나 떨어져 허리와 다리를 다친 사람도 많았다"고 밝혔다.

대기 안내가 나오는 바람에 학생들이 선실에서 빠져나가야 할지, 머물러야 할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며 A군은 울먹였다.

선원 김모(61)씨는 "배가 갑자기 기울어 신속히 빠져나왔다"며 "빠져나오는데 바빠 다른 사람들이 구조됐는지 신경쓸 틈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 사고 여객선은 국내 최대 규모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를 잇는 정기 여객선이다.

1994년 6월 일본 하야시카네 조선소에서 건조된 세월호는 2012년 말 10월 국내에 도입됐다. 길이 145m, 폭 22m 규모의 세월호는 국내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의 여객선에 속한다.

여객 정원은 921명이며 차량 180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52개를 동시에 적재할 수 있다. 여객선은 로얄실, 패밀리룸, 단체여행객용 객실과 휴게실·편의점·식당·게임룸·샤워실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운임은 로얄실(2인실)이 26만원, 6인용 패밀리룸 59만4천원, 가장 저렴한 플로어룸이 7만1천원이다.

세월호는 수백명에 이르는 단체 여행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로 중·고교 수학여행단, 등산 동호회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세월호는 국내 도입 후 등록검사를 거쳐 지난해 3월 15일 운항을 시작한 뒤 현재 주 2회 인천과 제주를 왕복운항하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6시 30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 다음 날 오전 8시 제주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지난 15일에는 짙은 안개 때문에 출항이 지연돼 예정 출항시각보다 2시간여 늦은 오후 9시께 인천에서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는 담보 금액 77억원의 선박보험에 가입됐으며 인명피해 등의 배상책임에 대해 1인당 3억5천만원, 총 1억 달러 한도로 한국해운조합의 해운공제회에 가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chogy@yna.co.kr

sangwon700@yna.co.kr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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