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16일 발표한 ‘국내 100대 기업(2013년 매출액 기준) 스펙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채용을 진행한 95개 기업 가운데 89개(93.7%)가 출신 대학을, 77개(81.1%)가 학점을 요구했다. 편입 여부는 27개 기업(28.4%)가 물었다.
입사지원서에서 출신 학교를 요구하지 않는 기업은 6개(6.3%)에 그쳤다. 이들 기업은 구직자가 회사측의 질문에 응답하는 형식의 ‘역량기반 지원서’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어시험 점수를 적어내라고 하는 기업은 86개(90.5%)에 달했다. 이 가운데 23개 기업은 제2외국어도 요구했다. 어학 점수를 요구한 기업 가운데 25개는 토익, 토플, 텝스 등 특정 시험의 점수를 물었다.
또 37개 기업(38.9%)은 해외 거주 경험(국가, 기간, 이유, 활동내역)을 요구하는 등 외국어 실력이 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격증도 중요한 요소였다. 95개 기업 중 87개(91.6%)가 자격증 취득 내역을 요구했고, 컴퓨터 자격증을 추가로 요구하는 기업도 7개(7.3%)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대다수 기업들은 직무능력과는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외모와 신체조건을 묻는 것으로 드러났다.
95개 기업 중 71개(74.7%)는 지원서에 사진을 부착하라고 했고, 이 가운데 서비스업계에 있는 1개 기업은 전신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신장, 체중, 혈액형, 시력을 묻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44개 기업(46.3%)는 주민등록 번호를 입사지원서 필수항목으로 두고 있었다. 결혼 여부는 16개 기업(16.8%), 종교는 20개 기업(21.2%)이 묻는 등 상당 수 기업들이 직무와 연관이 없는 개인 신상을 요구했다. 부모의 학력과 직업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청년위 2030 정책참여단 소속 김경수(인하대 3)·김미수(광운대 4)·김향지(숙명여대 2)·심요섭(한양대 3) 학생에 의해 지난 2월부터 2개월 간 이뤄졌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청년들의 ‘스펙 쌓기’ 현상에 대해 “처음에는 3대 스펙(학교·학점·토익)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9대 스펙(3대 스펙+어학연수·자격증·공모전·인턴·사회봉사·성형)으로까지 커져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어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직무의 경우 외국어 요건을 삭제하거나 일정 점수 이상이면 통과 △자격증이나 공모전 수상경력은 반드시 필요한 직무에서만 요구 △사진이나 신체조건, 개인정보, 부모의 학력이나 지위 등 구직자 개인 역량과 관련 없는 사항 삭제 등을 제안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